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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5.06.23 사회학과 철학 그리고 화장실(역겨움주의)
  2. 2025.06.23 방학 시작

<세상 멋져 보이는 것들의 사회학>의 표지를 뒤집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던져야 할 질문'이라고 적혀 있다. 세상 멋져 보이고, 문제 없어 보이고, 그냥 지나갈 수 있는 것들을 굳이 훑어보고, 뒤집어보고, 꼬집어봐서라도 모순을 찾으려고 하는게 사회학자의 자세가 아닌가 싶다. 

 

비슷한 맥락에서는 철학에서도 통하는 거 같다. 철학과 석사 과정까지 밟았던 래퍼 이그니토가 이렇게 얘기했단다. 철학하는 사람들은 인간관계에서 항상 따지려 들기 때문에 그렇게 환영받지 못한다고 하며, 본인은 최대한 안 그러려고 노력한다고. 

 

책에서 얘기하듯, 덥다고 에어컨 트는 사람한테 "잠깐. 에어컨 트는 건 좋아. 근데, 너가 에어컨을 틂으로써 발생하는 효과들에 대해진지하게 생각해본 적 있어? 단순히 캐리어를 숭배하는 게 아니라, 이 에어컨의 담겨져 있는 함의와 환경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우리가 한 번 숙고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라고 얘기한다면, 내가 있는 좌파 동아리에서도 뒤에서 미친놈 소리 듣기 딱 좋을거다.

 

하지만, 생각을 안하고 살 순 없지 않은가. 고병권 선생님이 얘기했듯 내가 물을 보고 놀란 물고기 처지라면, 놀란 걸 감추기는 힘든 노릇 아닌가. 내가 비트겐슈타인도 아니고, 말할 수 없는 것도 떠들어야 직성이 풀리지 않겠는가.

 

그래서, 이렇게 블로그에 핵발전에 대한 더러운 비유를 남기는 것이다. 이제부턴 안 읽어도 좋다. 비위가 상할지 모르니.

 

<세상 멋져 보이는 것들의 사회학>에서 핵발전에 대해 읽고, 내 나름대로의 감상을 느낀다면, 참 화장실에서 대변 본 상태와 비슷하다는거다.

 

일단 핵발전은 변기에다 똥을 싸는 행위다. 시원하게 쌌다. 그 다음엔? 당연히 뒷처리를 해야겠다. 뒤를 휴지로 깔끔하게 닦고, 물을 내리고, 자연스럽게 나와야 한다.

 

근데, 그게 되는 나라가 없다. 닦을 수도, 물을 내릴 수도 없다. 물을 내릴 수 있는 나라는 지구에 없다.

 

뒤를 닦을 수 있는 나라는 유일하게 있다. 핀란드다.(핀란드는 가장 위험하고 처치곤란인 고준위 폐기물 처리시설이 40년이 걸려 지어졌다. 참고로, 그 전에 부지선정만 20년 가까이 걸렸다. 그리고 처리시설이라 해서 거창한게 있는게 아니라, 그냥 10만년동안 최대한 눈에 안띄게 구석에 방치해놓는거다. 굳이 따지자면, 똥이 물에 다 녹아서 흐물흐물해지는 걸 기다리는 꼴이랄까. 상상만 해도 먹은게 올라오지만, 그게 현실이다. 우리는 그따구로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는거다.)

 

한국은? 똥을 쌌는데 바지는 올릴 수 있는 처지인지 모르겠다. 경주에 저준위 폐기물 처리시설이 있으니 그정도는 할 줄 아는걸로 여기겠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똥이 묻어있고, 물도 안내린 끔찍한 상태라는 건 변함이 없다.

 

근데, 일단 똥이 마렵고 바닥에 쌀 순 없으니 변기에 누고 뒷처리는 차차 생각해보자고 하는 사람이 많은거다. 사실 답이 없는 건 아니다. 유료화장실을 이용하면 갑자기 뇌가 정상으로 돌아와 뒷처리를 말끔하게 할 수 있다. 문제는 유료답게 더럽게 비싸다. 똥 한 번 쌀때마다 5만원씩 내야한다.(재생 에너지는 참 좋은데, 비용 문제가 가장 걸린다. 태양광은 뭐 희토류 관련해서 환경오염이 있다는데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것도 핵발전보단 나은 거 같고.)그렇게 맨날 낼 순 없으니, 가끔 그런 화장실도 가지만 우리는 똥 안닦고 물 안내리고 나오는 양아치짓만 계속 하는거다.

 

왜 굳이 이런 얘기를 하냐고? 나는 오찬호 박사님처럼 똑똑하고 불쾌감이 덜한 표현을 쓰기 힘들어서 그런 거 같다. 그리고, 극단적이라도 상황을 알리고 싶은 마음에서 몇자 적어봤다. 답이 뭐냐고? 내가 싼 똥은 치울 수 있도록, 국가를 움직여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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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aka!

2025. 6. 23. 16:47 나는 누구인가?

방학 시작

우여곡절 끝에 종강. 시험은 잘본것도 있고 못본것도 있지만 원하는 학과 지망하는데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추산. 이러고 6월 30일 절망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방학 때도 이곳저곳 인생에 도움 안되는 곳들을 돌아다니며 돕고 나누고 싸워야겠지만, 큰 문제는 없길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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