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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정부의 노동 탄압

Maka! 2024. 5. 1. 16:31

4대 부문 구조조정에서 가장 성공적이었던 것은 노동부문 구조조정이었다. 고용과 임금의 유연화가 급속하게 진전되었다. IMF 사태와 경제위기 극복이라는 여론몰이로 정리해고제가 법제화된 이후, 경제불황과 맞물리며 수백만의 노동자가 길거리로 쫓겨났다. 그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고용이 급격히 증가해 이제 정규직 고용을 능가하게 되었다. 공식 통계상으로 1999년 말에 이미 비정규직이 전체 고용의 53%를 차지하게 되었다. 성과급제가 전 업종으로 확산하고, 노동강도는 강화되었으며, 실질임금 수준 등 근로조건은 악화되었다. 신자유주의 시대의 이른바 '유연화-착취'를 위한 제도와 관행이 빠르게 뿌리내렸다. 노동부문 구조조정이 이처럼 성공적이었던 데는 김대중 정권이 '노사정위원회'를 통해 민주노총을 교란해 투쟁력을 흩트리는 한편, 노동자 투쟁에 공권력을 투입하는 등 탄압으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 민주노조운동은 재벌과 김대중 정권의 정리해고 공세에 대해 공동투쟁으로 맞서지 못하고 개별 사업장별로 대응해 각개격파 당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1998년 8월 현대자동차의 정리해고 파업투쟁의 패배였다. 현대자동차는 1998년 한 해 동안 1만 명 이상의 노동자를 해고했다. 만도기계 파업에 대해 김대중 정권은 경찰을 투입해 폭력 진압했고, 42명을 구속했다. 현대자동차의 구조조정 저지 투쟁이 패배한 후 민주노조운동 내에는 패배주의가 확산되었고, 노동운동이 무력화되면서 노사협조주의가 확산했다. 김대중 정권은 이후 민주노조의 구조조정 저지 투쟁에 공권력을 투입한 폭력 진압을 반복했다. 김영삼 정권 때보다 더 많은 노동자가 구속되었고, 손배와 가압류는 김영삼 정부 때의 수억 원에서 50개 사업장 1,776억 원(2003년 1월)으로 크게 늘었다. 또 다른 '민주정부'인 노무현 정부에서도 이런 추세는 이어졌다. 이처럼 노동계급에 대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은 김대중 정권의 폭력적인 방식을 동원함으로써만 관철될 수 있었다. 247-248p.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한국경제를 신자유주의체제로 전환하는 데 자유주의 보수 정치세력이 앞장섰다는 점이다. 한국의 자유주의 보수세력은 지난 군사독재정권 시기, 즉 박정희체제에서는 자유주의 세력으로 군사독재에 맞서 노동자, 민중과 함께 저항했다. 그러나 자유주의 보수세력은 정권교체를 통해 집권해 지배계급으로 들어가자 내외 초국적 자본세력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게 되었다. 그리고 노동자, 민중에 맞서 폭력적으로 신자유주의체제로 전환하는 데 앞장섰다. 신자유주의적 재벌체제에서 이제 더 이상 자유주의 보수 정치세력은 노동자, 민중의 우군이 아닌 것이다. 자유주의 보수 정치세력은 신자유주의적 재벌체제의 정치적 지배세력 가운데 '비주류'로 편입되었다. 신자유주의적 재벌체제에서 자유주의 보수 정치세력의 이런 성격 변화는 군사독재하에서 형성된 기존의 민주-반민주 정치구도가 이제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251-252p.

 

박승호 박사의 <한국 자본주의 역사 바로알기> 에서 발췌. 김창우 박사의 <애도하지 마라 조직하라> 를 읽고 이걸 읽으니 자유주의 세력의 민낯과 본질을 이해할 수 있어서 좋다. 이들을 아직도 (정치적으로) 숭배하는 세력과 같이 갈 수 있을까? 그것은 좋게 봐도 '적과의 동침' 이고, 좀 더 비판적으로 보면 '사악한 동맹' 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이들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독자적 노동자 정치세력화' 를 공염불이 아닌 실천적 구호와 움직임으로 만들어나갈 수 있을까? 그건 나도 알 수 없는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