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평론

모든 현상에는 양면이 존재하는가?

Maka! 2025. 6. 24. 22:20

어제 읽었던 <세상 멋져 보이는 것들의 사회학>과 오늘 읽었던 <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는 둘 다 훌륭한 책인 거 같다. 나 같은 능능아도 이해하기 쉽게 책을 쓰는건 쉬운게 아닌데. 역시 교양의 펭귄밀크를 만들어주시는 지식소매상이 없다면 책을 어찌 읽을 수 있나 싶다.

 

그건 그렇고, 두 책을 대비하면서 흥미로웠던 건 바로 '플라스틱'에 대한 관점이다. 뭐 두 책 다 플라스틱에 대한 무조건적인 찬양/비판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전자는 좀 더 비판적으로, 후자는 좀 더 우호적으로 작성했다. 사실 책의 관점과 연결되는 부분도 있긴 한데(전자는 비판, 비관적인 느낌이 강하고 후자는 비판하면서도 결국 낙관적인 느낌이 강한 책이니까), 여하튼 같은 사물을 기후위기, 환경오염이라는 같은 주제로 탐구하면서도 다른 해석이 나온다는 건 항상 신기하다. 

 

한편으론, 누구나 어떤 현상을 바라볼 때 양면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걸 느낀다. 무조건적인 선/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송곳에서도 나오듯 시시한 강자와 약자들의 싸움일 뿐이다. 어쭙잖은 도덕률, 정언명령으로 치환해서 볼 수 없다는 거다. 책세상 판 공산당선언 해제에 이진우 교수가 써놨던 것처럼, 맑스는 혁명적 사상가였다. 중요한 건, 사상을 만들고 사회를 분석해나갈 때 최대한 냉철하게, 자신의 신념보다는 객관적인 현실을 기반으로 서술하려고 노력했다는 것이다.(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건 '노력했다'는 것이다. 즉 완벽하게 수행하진 못했고, 그럴 수 있는 사람도 없을거다.)

 

모든 사유는 다르게 보는 것에서 출발한다, 는 내 블로그 소개명이기도 한데 이 생각은 아마 평생 바뀌지 않을 거 같다. 철학사 여행이라는 책을 보면 헤겔은 칸트가 바라보는 사물을 다른 각도에서 보는 것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사물을 다르게 보는 그 과정에서 형이상학에서 변증법으로 나아갔다는 것이다. 나 또한 그런 사유의 과정을 겪고 싶다. 데카르트처럼 의심하고, 헤겔처럼 바라보며, 맑스처럼 행동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