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람은 먹튀인가 아닌가
수능 직전엔 맨날 이상한게 땡긴다. 이번엔 야구..
정우람이 은퇴한다고 해서 한화 이글스 갤에 들어갔더니 댓글에서 까이길래 왜 그런가 싶어 봤더니 sWAR 기준으로 8년간 8밖에 안되는데 구단에서 8년 동안 지급한 금액은 84+39+1 = 124억. war 1당 15억 5천을 지급했다는 건데 이정도면 단순히 생각해봤을 때 먹씨긴 먹씨다.
하지만 단순히 생각하는 것은 좋지 않아요.. 정우람은 이닝소화율이 낮아 누적스탯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불펜 아닌가?(근데 불펜한테 이 금액을 준게 맞는지는 미스터리긴 하다)
그래서 비교를 해보도록 하자. 2016년 계약과 2020년 계약을 나눠서, 2016년 계약은 동일해 같은 금액으로 계약한 김태균, 4년 60억에 이적한 손승락과 함께.
정우람 ra9-war 4년 총합 : 11.74 (1 war 당 약 7억)
손승락 ra9-war 4년 총합 : 8.71 (1 war 당 약 7억)
김태균 kwar 4년 총합 : 12.75 (1 war 당 약 6억 5천)
정우람 fip-war 4년 총합 : 6.17 (1 war 당 약 13억 5천)
손승락 fip-war 4년 총합 : 5.82 (1 war 당 약 10억)
김태균 swar 4년 총합 : 10.94 (1 war 당 약 7억 5천)
누적 스탯은 ra9 기준으로 봤을 때 그리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김태균이 war가 굉장히 높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높지는 않다.. 부상때문인지 뭔지 17년부터 출장수가 급격히 적어저서 그렇다.
문제는 fip 기반 스탯인데.. 이건 비율스탯 비교와 같이 해보겠다.
정우람 4년 평균 era : 2.76
손승락 4년 평균 era : 3.57
정우람 4년 평균 kfip : 3.19
손승락 4년 평균 kfip : 3.42
손승락은 오히려 fip가 근소하게 낮고, 정우람은 유의미하게 높은 편이다. 보통 era-fip가 0.3 정도 차이만 나도 아웃라이어 취급을 하는데, 0.43 차이라니.. 물론 2019년 영향이 너무 커서 그렇지만(fip-era 차이가 1.5 나고, 다른 해는 차이가 거의 없다), 다른 해에도 war는 차이가 많이 나는 편이다.
차이가 나는 이유는 아마 정우람의 LOB%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70%가 평균이고 높을 수록 좋은데, 4년 평균은 79.8%이다. 무려 80% 가까이 되고, fip-ra9 war 격차가 가장 큰 2019년에는 무려 LOB% 92.1%이다. fip war는 0.63으로 대체선수보다 약간 좋은 수준이지만, ra9 war는 3.19로 리그 불펜 1위 정도 할만하지 않을까? 싶다. 10승 3선발 정도가 3점대를 찍는 걸로 아는데, 58이닝 던지고 3.19면..
마지막으로 WPA를 보자.
정우람 4년 wpa 총합 : 6.52
손승락 4년 wpa 총합 : 3.07
김태균 4년 wpa 총합 : 12.34
결정적인 순간에 있는 현존했던 히어로 타자 김태균은 논외로 하고(타자랑 일대일 비교는 하면 안되니깐), 확실히 정우람이 잘 막았다는 걸 보여주는 지표가 아닌가 싶다. 반대로 손승락은 중요한 순간엔 그렇게 강해보이진 않는다. 사실 손승락은 17년 제외하면 wpa 1도 넘긴 적이 없고, 19년에는 오히려 -1을 찍어주면서 중요한 순간에 기부천사 역할을 해줬다고 봐야한다.. 손승락이 4년 60억, 정우람이 4년 84억이면 골글도 있고 오승환과 마무리 투톱이었던 손승락이 엄청난 혜자 계약을 한 거 같았는데, 오히려 정우람을 사는 판단이 맞았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다.
스탯이 가장 독특한 2019년을 플루크 시즌으로 평가할 수도 있고, 정우람의 멘탈리티가 빛난 시즌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90%가 넘어가는 건 정우람이 그만큼 위기관리를 잘하는 투수였다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그 다음해부터 60% 중반대로 폭락한 걸 보면 그냥 운이 좋았던 거 같긴 하다. 사실 팬들은 35세이브로 세이브 1위였던 2018년을 더 기억할 거 같기도 하고.
어쨌든 첫 4년 84억은 밥값은 했다고 볼 수 있다. 운빨이든 뭐든 실점 기준으로 봤을 때 수치론 까기 힘들다..
그럼 2번째 4년은? 투수는 비교할 만한 인물이 딱히 없어서 야수 2명 (오지환, 김선빈)이랑 비교해보겠다. 액수가 비슷해서 그런데 이건 두 유격수 비교가 될 거 같긴 하다. 사실 오지환은 fa 끝나기 전에 계약을 다시 했긴 한데, 뭐 큰 의미는 없는 비교니깐 대충.. 지금 보니 김선빈도 fa 이후론 2루수에서 뛰었군. 야구를 한동안 하도 안봐서 몰랐는데 생각해보니 기아 유격엔 박찬호가 있기도 하고.. 뭐 상관 없다. 그냥 가자.
정우람 ra9-war 4년 총합 : 2.87 (1 war 당 약 13억 5천)
오지환 kwar 4년 총합 : 14.71 (1 war 당 약 2억 5천)
김선빈 kwar 4년 총합 : 11.79 (1 war 당 약 3억 5천)
정우람 fip-war 4년 총합 : 1.83 (1 war 당 약 21억)
오지환 swar 4년 총합 : 20.71 (1 war 당 약 2억)
김선빈 swar 4년 총합 : 11.11 (1 war 당 약 3억 5천)
이렇게 보니 정우람은 먹튀가 맞다. 물론 둘의 fa 효율이 너무 좋은 탓도 있지만.. 이렇게 보니 김태균도 먹튀 같다. 1 war 당 5억이 넘으면 오버페이? 어쨌든 4년간 참 깝깝한 성적을 보여줬던 거 같다. 그래도 39억이나 받았는데 19년 한해 ra9 war보다 낮은 수치를 찍고 앉아있다니..
비율 스탯도 답답한 건 매한가지다. 거기다 말도 안되는 격차까지..
정우람 4년 평균 era : 4.69
정우람 4년 평균 kfip : 3.74
era-fip 차이가 1에 가깝다. 정확히는 0.95.. 4년간 156이닝 정도 던졌는데, 이정도면 한 해 선발이 던지는 이닝이랑 비슷하다. 스몰샘플? 첫 계약 때 운을 다 모아 써서 두번째 계약때는 불운의 끝을 달린건가? 또 재밌는 건 war는 별로 차이가 없다는 거다. 결국 era-fip 차이가 큰 영향이 없었다는 것.. 그냥 본인이랑 팬들 기분만 불쾌한거려나.
lob%의 4년 평균은 68.9였는데, lob%를 리그 평균 수준으로 찍으면 정우람은 세이버 피챠가 되는건지, 체력이든 멘탈이든 나이 들면서 떨어져서 성적이 후두둑 떨어진건지. 미스터리다. 정우람은 그 전 sk시절부터 고무팔 수준으로 많이 등판했으니 망가지는게 당연한 거 같기도 하고.
마지막으로 wpa를 보자.
정우람 4년 wpa 총합 : 0.31
오지환 4년 wpa 총합 : 5.49
김선빈 4년 wpa 총합 : 6.73
정우람은 21년에 -1을 찍으면서 거의 0에 가까운 숫자에 도달했고, 김선빈이 오지환보다 높은건 신기하다. 클러치 능력이 있는건지. 근데 war 20 찍는 유격수보다 무려 2배 넘게 wpa를 찍은 김태균은 뭐지.. 진짜 결정적인 순간에 해주는 히어로 타자가 맞나보다. 17, 18, 19 타석수를 감안해 봤을 때 경이로운 수준인듯.
여하튼 정우람은 다른 해보다 21년에 모든 부분에서 가장 못했고, 그 이후로 마무리 투수로서도 끝났는데.. 이유야 알 수 없지만 나이 많고 많이 굴려진 투수한텐 연봉 많이 주는 거 아니라는 것만 프론트가 깨달았으면 좋겠다. 뭐 류현진한테 170억을 안겨주면서 이제 투수를 사오긴 할런지 모르겠다만.. 류현진도 불안하긴 하다. 내년에도 올해만큼만 해줬으면 좋겠다만..
3줄 요약
1. 정우람은
2. 2016-2019 계약 먹튀 애매하고
3. 2020-2023 계약 먹튀 확실하다
의식의 흐름으로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