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몇 차례 지적했듯이,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숙명론적 해석은 당의 구실을 이해하는 데 계속 장애가 됐다. 그래서 제2인터내셔널의 숙명론적 조직관과 단절한 것이 바로 레닌의 위대한 업적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레닌이나 트로츠키, 그 밖의 숙명론 반대자들은 철학 수준에서 숙명론과 대결한 적이 결코 없었다. 이 점이 바로 그들과 그람시의 차이다. 그들은 시간이라는 요인을 도입해서 언제나 본질적 논의를 회피했다. 물론 그들이 말하고자 했던 것은, 결국 프롤레타리아의 단결, 사회주의의 승리 등은 필연적이지만 문제는 어떻게 이 과정을 앞당길 것인지,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등이라는 것이었다. 그런 식으로 숙명론의 악영향을 계속 피하기는 했지만, 궁극적 필연성을 인정했으므로 결코 숙명론 자체를 근본적으로 논박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람시는 숙명론이 역사에서 '유용한' 구실을 했음을 인정하면서도 숙명론 자체에 대해서는 분명한 태도를 취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결정론적,숙명론적,기계론적 요소가 실천철학에서 나오는 직접적인 이데올로기적 향기였다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종교나 마약(이 사람들의 정신을 마비시키는 것)과 비슷했다. - <마르크스주의와 정당> 199p.
그렇다면 레닌과 트로츠키는 카우츠키를 비판했을 뿐 숙명론 반대자라고 보기 힘든 건 아닌지? 그리고 대부분의 좌파들은 사실 숙명론을 받아들이고 있진 않은지? 숙명론이 정말 본질적으로 그릇된 것인지? 에 대한 탐구가 필요.
206-214p '현대 군주'와 이중의 관점
진지전과 지식인의 임무, 노동자 지식인의 필요성. 근데, 학출이 현장에 들어가면 프롤레타리아의 유기적 지식인이 되는걸까? 탐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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