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4. 9. 18:56 사회 평론
난 다음에 로그인할 수 없다.
2022년 10월 1일.
다음 계정이 카카오 계정으로 통합되는 날.
2022년 4월 9일.
내가 다음 계정을 카카오 계정으로 통합한 날.
다음 계정이 카카오로 통합된다. 회사 합병 약 8년만의 일이다. 이미 합쳐져 한 회사가 된 이상, 수많은 데이터베이스들을 별도로 관리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용하는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다음 계정과 카카오 계정을 별도로 사용하면, 당장 설정해야 하는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해도 2배로 증가한다. (물론 같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쓴다면 무의미해지는 얘기긴 하다.) 귀찮게 일일히 기억하는 것보단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 훨씬 이용자 입장에서도 편리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다음 계정을 지금까지 카카오 계정과 통합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다음이 나에게 도대체 뭐길래?
그저 기업일 뿐이다.
카카오와 다른.
다음이라는 아이덴티티를 가진.
접속하면 반겨주는 푸르른 검색창과 DAUM이라는 로고를 가진, 네이버와는 색다른 매력을 가진 포털 사이트.
언젠가는 포털도 "kakao"로 이름이 바뀔지도 모르지.
그렇게 계속 시간이 흐르다보면 다음의 서비스들은 기억속에나 존재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것이 유쾌한 일일까?
적어도 나에겐 아닌거 같다.
나는 다음이 좋다. (최소한 카카오보다는.)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지금 당장으로만 봐서는 다음이라는 아이덴티티는 계속해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언젠가는,
바뀔지도 모른다.
그 날이 오면
다음에 가입해, 다음 블로그를 운영하고, 다음 카페에 가입해 활동하며, 길을 찾고 싶을때는 다음 지도를 보고, 정보를 얻고 싶으면 다음 포털에 검색해 찾아보던. 그런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내 추억은 브랜드 속에 깃들어 있다.
다음이라는 브랜드가 사라지는 것은 내 추억에 빛이 바래는 것이지.
나는 오늘,
내 추억에 약간의 햇빛을 쬐인 셈이다.
"카카오 계정"으로 바래버린 내 계정은,
원래 다음 계정이었다.
https://blog.naver.com/kimsngher/150131261705 - 스탠다드차타드은행과 강원은행
굉장히 어린 나이에 봤던 블로그인데, 이러한 글들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다음 또한, 혼이 바뀌고 있는 과정을 밟고 있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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