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6. 16. 16:00 나는 누구인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외롭게 살아가며 고립감을 느끼게 되는 개인주의적 시대에 지지 집단이 널리 유행한다는 사실은 - 중독자들, 가족을 잃은 사람들, 이혼한 사람들, 아니면 단지 동료의식과 성장을 추구하는 사람들까지 - 공동사회와 유대감을 그리워한다는 사실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1억 명 이상의 미국인들이 정기적인 모임을 갖는 소규모 종교 집단이나 취미집단 또는 자조적 집단에 속해 있으며, 10명 중에서 9명은 집단구성원들이 "상호간에 정서적 지지를 해 주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 <마이어스의 심리학개론> 485p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회적 압력에 복종한다. 그러나 몇몇 사람들은 - 밀그램의 실험에서 대체로 3명 중 1명 - 저항한다. 1989년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의 학생 데모를 진압한 다음 날, 진주하고 있는 탱크 대열에 단독으로 저항하고 있는 사진 속의 비무장 시민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또 다른 이야기는 프랑스의 르 샴봉 마을에서 펼쳐졌다. 이 마을에서는 독일로 끌려갈 운명에 처한 프랑스계 유태인들을 '신 질서' 에 협조하라는 명령을 공개적으로 거부한 마을사람들이 보호해주었자. 이 마을의 조상들도 박해를 받아왔으며, 마을 목사는 마을사람들에게 "적이 성경 말씀에 위배되는 복종을 강요할 때는 언제나 저항하라"고 가르쳐왔던 것이다. 숨겨준 유태인들의 목록을 내놓으라고 경찰이 강요하자, 담임목사는 저항의 모델을 보여주었다. "나는 유태인을 모른다. 단지 인간을 알 뿐이다." 전쟁이 얼마나 오래갈 것인지 얼마나 끔찍할 것인지를 알지 못하고, 얼마나 많은 처벌과 궁핍을 겪어야 할지도 모르는 채, 저항자들은 우선적으로 저항을 하였던 것이다. 자신들의 신념, 역할 모델, 서로간의 상호작용, 그리고 자신들 행위의 지지에 힘입어, 전쟁이 끝날 때까지 저항하였다. - 506p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대부분의 상황에서 인간은 사회적 압력에 복종한다. 그러나 일부는 저항하기도 한다. 저항의 형태는 다양하다. 위의 텍스트에서도 그것을 잘 드러내고 있다.
그 다양한 형태 중, 이보다 더 위대한 저항이 있을까. 그에 대해서 알려진 것은 없다. 그러나 전세계 민중들은 그를 존재한다는 것을, 그가 그곳에 서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누군가는 중국공산당을 지지할 수도 있고 비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수십대의 탱크 앞에서, 불과 수시간 전 군에 의한 살상이 일어났던 한 가운데에서, 모든 두려움과 공포를 이겨내고 자신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 생존 본능을 이겨내고 저 곳에 서 있을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역설적으로 이 사진은 인간이 단순한 '동물'을 넘어서 '사회적' 동물로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동물권 지지자들한테 미안하지만) 오직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행위를 저 한 장의 사진이 보여주고 있다.
나는 저렇게 서 있을 수 있을까. 우리는 저렇게 서 있을 수 있을까. 우리는 인간으로 서 있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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