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 14. 14:30 나는 누구인가?
현대의학에게 묻고 싶다. 나 병원 가야하나요?
어제부터 몸살로 고생중입니다. 일단 기본적인 증상은 두통, 코막힘, 가래 끓음, 치통, 오한 등인데.. 전형적인 감기 몸살이죠. 동생에게 옮은 거 같습니다. 동생도 월요일부터 계속 아파 했거든요.. 지금은 나았지만.
근데, 이런 상황에서 과연 병원을 가야할 지 고민이 됩니다. 일단 엄마는 가라고 하지만, 벌써 나이가 20이니, 제 나름대로 제 몸에 대한 판단을 통해 병원에 가야할 지 말지 결정을 해야겠죠.
병원에 가야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사람 몸이 아파 치료를 받아야 상황이 호전될 수 있을 때, 병원에 가죠. 세계적인 전국민 대상 건강보험을 가지고 있는 나라기에, 감기일 경우 이비인후과나 내과에서 진단 받고 약 타는데 들어가는 비용? 10,000원 남짓입니다. 프롤레타리아트 계급에도 무리가 가는 금액은 아니죠.
근데 여기서 문제가 몇 가지 발생합니다. 일단 감기가 굳이 약을 먹어야 하는 질병인가? 에 대해서 따져봐야 하고, 두번째로 약을 처방 받는다면 항생제 처방도 들어갈텐데(동생이 저랑 같은 증세로 병원에 갔었는데, 항생제 처방을 받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항생제를 먹는 것이 옳은가? 세번째로는 건강보험 재정 악화를 유발하는 행위를 내가 하는 것이 사회에 효용을 증진하는 행위인가, 도 따져봐야죠.
첫번째 문제부터 풀어봅시다. 감기는 이런 말이 있죠. "약 안 먹으면 일주일 기다려야 낫고, 약 먹으면 7일 만에 낫습니다." 별 약의 효용이 없다는 얘기입니다. 종합감기약 같은 경우 워낙 대중적이고, 집에서도 상비약으로 구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사실 약 먹으면 약의 효능이 지속되는 시간 동안만 일시적으로만 증세가 나아진 것처럼 보일 뿐, 실제로 몸이 건강해진다고 보긴 힘듭니다. 약의 효능이 끝나면 다시 증세가 반복되다가, 신체의 면역계가 세균과 바이러스를 퇴치했을 때 진정으로 낫는다고 봐야죠. 또한 약을 섭취 시 컨디션 회복은 어느정도 가능할 지 몰라도, 그 나름대로의 부작용(졸음이 오는게 대표적이죠)이 있기에, 섭취가 꺼려집니다. 한창 몸이 안좋을때는 항히스타민제와 종합 감기약 등을 많이 섭취했지만, 최근 1달간은 거의 섭취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감기에 중요한 것은 예방의학적 관점에서 신체를 건강히 관리하는 것이죠. 오래 앉아있지 말고,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도록 식단을 조정하고, 꾸준히 운동을 해주는 것. 그리고 비오는 날에 반팔/반바지 입고 돌아다니지 않는 것도 중요한 거 같습니다. 동생 학교에서 데리고 오고, 할머니가 오셔서 버스 정류장에 나가 모셔오고, 동생 학원 데려다주고.. 콧물이 미친듯이 나오더군요. 아마 이런 뻘짓이 신체적 고통을 배가시키는 원인이었던거 같습니다. 어쨌든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는게 중요하다는 얘기구요.
두번째로 항생제에 대해 생각해봅시다. 항생제는 항상 적당히 먹어줘야 합니다. 항생제를 평생 안먹고 살면 단순한 세균 감염 및 증식으로도 훽 가버릴 수 있는거죠. 그런 바보같은 짓은 하지 말아야 하고, 반대로 항생제를 남용해서도 안됩니다. 세균이라는 존재는 엄청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존재입니다. 엄청난 속도로 증식하기에, 그만큼 돌연변이도 많이 생겨나고, 그런 돌연변이 출현에서 슈퍼 박테리아라는 녀석이 튀어나오는 겁니다. 항생제는 혁명적인 녀석이지만, 이 녀석으로 세균을 완전히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은 우리 모두 아는 사실입니다. 최대한 적게 먹지만, 먹어줘야 할 때는 먹어야 하는게 항생제죠. 근데 이 항생제를 지금 이 타이밍에 먹을 필요가 있는가? 라는 생각입니다. 턴을 소비하는 행위니까요.. 어차피 저는 어디 나가야 하는 곳도 없고, 집에서 충분한 휴식과 요양이 자유로운 인간입니다. 쉬기만 해도 낫는 질병에 굳이 항생제를 먹을 필요는 없다고 느꼈습니다. 내 몸의 면역계를 믿는거죠.
세번째는 두가지 딜레마에 대해 얘기해볼까 합니다. 단순 감기면 약이 보험처리가 되어서 굉장히 저렴하죠. 근데 내가 지불하는 비용보다 더 큰 비용이 건보 재정에서 나가게 됩니다. 우리 모두가 건보 재정만을 믿고 감기약을 아무때나 타먹으면? 극단적인 가정을 해보면 건보 재정의 악화를 초래해 정말 생명이 위험한 사람들에게 해를 끼칠지도 모르죠. 보험 적용 비율이 줄어든다든지, 특정한 병은 비보험처리가 된다던지 해서.. 제가 병원에 가서 약을 타오는 게 공공의 이익을 증진하는 행위로 보긴 힘들다는 겁니다. 일단 가족들에게 전염은 되지 않은채로 집 안에서의 감기 바이러스는 활동을 어느정도 멈췄고, 제 몸도 자고 일어나니 조금 회복이 되었으니까요. 물론 제대로 잠을 못잤습니다만.. 밤새 가래가 끓는 걸 뱉어내야 해서.
또한 독감이라는 변수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코로나 생각도 해봤습니다만, 음식 맛이 느껴지기에 제외했습니다. 변이에 따라 미각이 유지되는지, 느껴지지 않는지가 다르지만요.. 일단 독감이라는 변수를 생각한 이유는, 제가 약 초등학교 5학년 시절에 독감에 걸렸을 때 증세와 매우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그때도 오한이 느껴졌고, 몸을 움직이기 힘들정도로 뻐근하며 온 몸에 통증이 느껴졌죠. 일반적인 목감기, 코감기의 온갖 증세들이 합쳐져 몸을 강타하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 독감이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또 초등학교에서 한창 독감이 도는 철인거 같기도 하구요. 근데 독감이라면, 들어가는 비용이 급증합니다. 독감 치료에 쓰이는 약은 비싸거든요. 그리고 독감약 또한 많이 먹어서 좋을 것도 없고, 감기와 다르게 독감은 사망자도 나오는 법이지만 다행히 죽을 정도는 아닌것 같습니다.
여튼, 이런 분석을 통해, 병원에 가지 않는 걸로 제 머릿속에서는 결론을 냈지만, 맞는 것인지는, 신 만이 아시겠지요. 제발 빨리 좀 낫게 해주세요.. ㅠㅠ 책도 머리 아프고 온 몸이 쑤셔서 못 읽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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